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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노동인권 존중도시 안산시, 노동인권정책 5개년 계획 중간 연구용역 공청회 열려

뉴스99 기자 |

 

안산시는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배후도시로 조성되어 다른 시군보다 제조업 종사 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도시다. 안산시는 2017년 ‘안산시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조례에 근거하여 5년마다 시는 노동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난 5년간 1차 5개년 계획이 22년 종료되어 23년부터 5년간의 노동인권정책을 수립하는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5년간 안산시가 노동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면 좋을지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가 지난 7일 단원구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평일 낮 2시에 열렸음에도 양대노총 조합원 및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노동자들이 향후 안산시가 펼칠 노동정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의견을 전달하였다.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기본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안산시 노동관련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면접조사와 기존 통계를 분석하여 안산시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찾아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산시는 전체 인구는 감소(695,204명 22년06월 기준)하나 고령화(65세 이상 인구 수 78,990명 12.17%) 및 외국인 주민(94,941명 21년 기준)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 코로나19를 거치며 특히 여성 취업자 수(고용율 56.20% 21년 기준)가 감소하고 실업률(5.83% 21년 기준)이 증가한 점(18년에서 21년 대비 1.58%P 증가), 운수 및 창고업의 사업체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 제조업과 운수 및 창고업 중심의 비정규직 비율 증가(제조업 27%, 운수창고업 54.3% 21년도 기준)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임금 수준(전국 평균 월274만원, 경기도 288만원, 안산시 249만원)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꼽았다.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하지 못하는 고용율과 높은 제조업 비율 및 증가하는 운수 및 창고업에서 상대적으로 저임금 장시간 비정규 노동이 증가하는 점, 외국민 주민이 일시적으로 등록은 감소하였으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또 취약노동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조업(소규모 사업장), 소매업(마트, 백화점, 각종 소매점), 음식점업(음식점, 주점 등) 3개 업종 623명을 조사하여 ‘여성, 20대, 음식점업, 5인미만 사업장’의 노동실태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작업환경, 위험요인 노출 정도, 휴게공간 설치 등 작은 사업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직장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소결지었다. 안산시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인지도에서 긍정적 평가가 부정보다 2배 이상 많고,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높았다.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산시는 지난 기본계획에서 잡은 2대 정책 목표, 6대 추진과제, 13개 정책분야 32개 세부과제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수행을 해왔고, 전담 부서를 신설했으며(22년 1.1 노동정책과 신설) 18년 24개 세부과제를 32개 과제로 확장했으며, 다양한 지역 자원을 활용하여 사업들을 활성화했고(전체 예산 민간이전비율 99.6%, 22년도 기준), 유관 부서들과 협업을 통해 과제들을 수행해온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계획에서는 과제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거버넌스 강화, 노동정책사업 관장력 신장을 위한 유관부서와 협업체계 구축, 노동인권보호위원회 활동 활성화 및 사업별 정체성에 부합하는 추진기관을 확보하고, 연차별 세부 계획과 관리내실화를 해나갈 것을 꼽았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향후 5개년 계획의 비전으로 ‘노동인권 존중도시 안산’을 계속 가져가고 5대 목표(취약 노동 권익 보호, 노동기본권 보장, 양질의 일자리 조성, 안전한 일터, 지역 노사정 협력)와 30대 세부과제로 정리하여 5개년 계획의 기본 골격을 정리하였다.

 

 

토론회에 참가한 관련당사자들은 다양한 내용이 기본계획에 반영되어 안산시가 수행해 주기를 당부했다. 민주노총을 대표하여 나온 정현철 (사)안산노동안전센터 센터장은 청년들이 공단을 찾지 않는 현실에서 현실눈높이에 맞게 공단 복지가 증진되어야 하고, 노동조합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안산시가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입법 예고된 산업안전보건 조례의 내용에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빠져 있어 내용을 보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을 대표하여 나온 박태현 한국노총 안산지역지부 사무처장은 여전히 국가산업단지 및 제조업 비율이 높은 현실에서 기본계획에 제조업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 피부에 닿지 않는다며 생활임금 등의 정책이 민간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방안,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한 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을 대표하여 나온 김해진 안산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안산특성과 현실에서 외국인노동자 자원이 대단히 중요하여 안산시에서 가칭 외국인근로자이민청 같은 조직을 신설하여 외국인의 정착과 취업을 대폭 지원해주는 정책의 필요성과 소규모사업장에 대해 안전관리자 육성 사업을 지원하여 실질적인 안전관리를 자율적으로 해나갈 여건을 조성하는 것, 청년일자리를 위한 육아와 교육 인프라를 안산시가 차별화된 지원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것 등의 제안을 하면서 장단기 과제를 잘 구분하여 선택과 집중을 안산시가 하기를 주문했다.

 

박재철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은 경기도와의 매칭사업이 시너지 효과가 잘 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현실에서 노동자들의 종사상 지위와 조건이 변화된 것을 고려하여 노동인권 보호 조례에서 대상에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부 정책으로 이동노동자들에 대한 충전쿠폰을 통한 쉼터 이용 보장, 취약계층별 맞춤프로그램 발굴, 복지강화를 위한 사업주 공동근로복지기금 확대 및 노동공제회 등의 자조모임 지원을 통한 지원책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박태순 안산시의원은 궁극적으로 노동인권정책이 도시경쟁력 강화와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면서 지방정부가 지방자치시대에 중앙 사무로서 노동정책에 대한 권한이 많지 않으나 다양한 주체들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조례 등을 보완을 해나가며 사각지대를 안산시가 메워나갈 수 있도록 생각을 바꿔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나가자고 말했다.

 

현장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다양한 정책들을 요구했다. 황훈재 민주노총 안산지부 사무국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5년의 시간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사업주, 노동자 등의 이해당사자간 협의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2세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계약만료된 시민은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자동 해고되고, 일상적으로 인권이 무시되는 고령의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들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남호 한국노총 안산지역지부 조사통계국장은 안산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슬픔을 넘어선 다른 경쟁력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특성화고 현장실습, 병역특례 등을 악용하여 노동인권을 침해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노동자로 참여한 라이더유니온 지회장은 이동노동자 쉼터사업이 진행될 때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쉼터가 조성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오토바이 주차공간과 진입로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산시 노동정책과 문병열 과장은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들을 반영하여 5개년 계획을 내실있게 수립하며 이해당사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협력하겠다고 결론지었다. 안산시는 이번 중간연구용역 공청회에 못다한 주민 의견은 14일까지 공고(안산시 공고 제2022-1998호)를 통해 수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