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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한국와이퍼 청산 철회” 단식 40일 노동자들의 절규, 안산에서도 끝까지 싸운다!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기자회견’ 개최

뉴스99 기자 |

 

단식을 시작한지 40일이 되었다. 폭설과 강추위에 국회 앞에 천막을 치고 40일 동안 노동자들이 단식을 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파업투쟁을 하고 있으나 사측은 불법대체생산을 하고, 외투자본이라 4천 4백억의 수익을 빼가고 280명의 노동자를 거리로 내쫓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한국와이퍼는 일본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덴소자본이 100% 출자한 회사로, 생산품을 덴소코리아를 통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2차 부품사다.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7월 적자 등을 이유로 올해 12월 31일까지 덴소코리아 와이퍼사업부는 매각하고, 한국와이퍼는 청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래서 한국와이퍼 청산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한국와이퍼분회 최윤미 분회장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이규선 지부장이 12월 16일 현재 40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산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도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이하 안산시민행동)을 구성하고, 연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단식 40일 째인 16일 오후 12시 30분 안산시청 앞에서 안산시민행동과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먹튀 자본 덴소자본을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적극 나서 해결하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산시민행동 이강숙 공동대표(안산YWCA 회장)는 “이번 대량해고 사태에 한국와이퍼 노동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안산 지역사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움직임들이 있고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으나 문제의 당사자인 덴소코리아나 매각처인 디와이 회사가 협상자리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안산의 공동체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계속 고용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발언한 한국와이퍼분회 김미숙 조합원은 “우리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이다.”며 “우리 분회장이 선두에 서서 단식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한국와이퍼 분회는 단결해서 꼭 승리하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참석한 평등평화세상 온다 임윤희 사무국장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투자본의 고용안정을 넘어 외국투자 자본의 먹튀 행위를 알려내고, 법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투쟁하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가 넘어 모든 노동자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며 노동자들을 지지했다. 이어 “280명의 생존권이 달려는데 회사 청산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널리 주변에 알려주셔서 힘을 실어달라.”고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단식 40일을 맞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해 정치의 사회적 중재를 요구했다. 또 “여러분의 마음과 행동을 이어 우리가 함께 싸우겠다. 더 이상의 단식은 너무나 위험하며, 동지들을 믿고 이제는 몸을 회복하여 더 있을 싸움에 더 힘차게 나서주길 바란다.”며 단식 40일을 맞는 두 노동자에 단식 중단을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우리 안산시민행동은 안산지역에 280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 가족들의 생계가 흔들리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와이퍼에 노동자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장문> 전문

 

이러다 다 죽는다. 단식 40일을 맞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달라!

 

곡기를 끊은 지 40일이 되었습니다. 4일이 아닙니다. 40일입니다. 하루를 굶어도 사람이 힘든 판에 찬 길바닥에 천막을 치고 무려 40일 동안 단식을 하며 외치고 있습니다. 280명 노동자를 길바닥으로 내쫓는 먹튀 자본 덴소에 고용협약도 소용없고 특별근로감독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내걸고 단식하며 사회적 책임과 정의에 호소합니다. 국내법을 다 무시하고 현대와 짝짜꿍이 되어 불법대체생산을 하니 합법적 파업권도 소용없습니다. 외투자본이라 4천4백억원을 빼가고 280명 노동자는 거리로 내쫓아도 뭐 하나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굶습니다. 싸울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이라 40일을 굶어가며 우리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사회적 정의가 무엇입니까. 노동자들이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수십 년을 뼈빠지게 골병들어가며 일했더니 이제 와서 그냥 나가라고 합니다. 국회도 고용노동부도 손쓸 방법이 없다고만 합니다. 진정 사람이 죽어나가야만 이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죽어가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함께 몸이 조여오는 심정입니다. 안산의 시민사회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안산시민행동을 결성하고, 백방으로 정치권이 나서서 중재하고 협상안을 만들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40일의 시간이 지나갔고, 두 노동자의 몸은 바스러지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어 다른 노동자들이 단식을 결의합니다. 두 사람 죽기전에 우리가 투쟁을 이어받겠다고 또 다른 노동자들이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더 굶고 얼마나 더 비참해져야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이라는 단순한 요구를 들어줄 수 있습니까.

 

우리는 간곡히 호소합니다.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사회적 중재라도 있어야 합니다. 일방적인 먹튀자본을 당장에 막을 수 없다면 그 후속조치라도 논의가 되어야 합니다. 차가운 길바닥에서 40일을 단식하는 노동자들의 절규에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뒤에서는 같이 모의하고 책임이 없는 양 뒷짐만 지는 원청 현대차를 비롯하여, 영업양수를 하겠다는 DY까지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한 최소한의 방책들을 내놓아야 합니다.

 

정치의 역할은 중재입니다. 사람이 굶고 있으니 결국 움직였습니다. 왜 꼭 노동자들이 굶어야 하고, 어딜 올라가야되고, 죽어야만 그제서야 눈을 돌립니까.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조금 더 나서주십시오. 사람이 쓰러지기 전에 해결책을 만들어 주십시오. 자기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응답해 주십시오.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은 이 자리를 빌어 40일째 곡기를 끊고 저항하는 두 노동자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마음과 행동을 이어 우리가 함께 싸우겠습니다. 이제는 이후를 생각해서, 함께하는 가족들과 동지들을 생각해서 단식을 멈춰주십시오. 여러분의 뒤를 이어받는 수많은 동지들이 있습니다. 더 이상의 단식은 너무나 위험합니다. 동지들을 믿고 이제는 몸을 회복하여 더 있을 싸움에 더 힘차게 나서주십시오. 우리가 함께하겠습니다.

 

12월 31일부로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한국와이퍼에 노동자들의 싸움은 뒤가 없습니다. 우리 안산시민행동은 안산지역에 280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 가족들의 생계가 흔들리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끝까지 함께 연대해 나갈것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는 위태위태한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두 노동자의 생명을 갉아먹는 단식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국와이퍼 고용문제, 정치권이 적극 나서 해결하라!

일방적 먹튀자본 덴소자본 규탄한다, 외투자본 먹튀방지법 제정하라!

 

2022년 12월 15일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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