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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이게 나라냐!”, 촛불의 외침

‘안산촛불 민주광장’ 진행, 촛불 시민들 결의문 발표

뉴스99 기자 |

 

한 여름 장마 폭우 속에 신림동 반지하방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가을에는 이태원에서 또 다시 우리는 사회적 참사를 겪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삼고시대’라는 말이 생기고 민생은 꽁꽁 얼어붙었다. 노동자들이 헌법에도 보장된 쟁의를 하는데 테러리스트로 몰아가고, 불과 몇 년 전 부정부패와 부당한 권력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고 감옥에 갔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일제 강점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일본의 군국주의 무장화와 미국의 끊임없는 한반도 전쟁훈련과 책동에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한미일 동맹만 강조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오는 12월 연말, 안산지역에서도 중앙동 광장에 촛불이 커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진행되어온 ‘안산촛불 민주광장’이 28일 저녁 7시 시민들의 참가 속에 진행됐다.

 

촛불광장에 발언자로 나선 위성태 4.16안산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 앞에 국가는 마땅히 최우선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야 함에도 한없이 무능하고 관심도 없다.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을 방해하는데 있어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이다.”며 “이태원 참사를 보면 8년 전 세월호 참사가 떠오른다.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10월 29일 그날도 8년 전 4월 16일 그날도 국가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이태원 참사 피해자 모두가 바라는 것 한 가지, 그것은 진실이다. 진정한 애도는 침묵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추궁이다. 잊지 않고 계속 소리치고 따져 묻고 다시는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이고 싸워야 할 것이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다음 순서로는 좋은이웃 청년모임 ‘마니또’ 소속 청년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마니또’에서 전태일노동인권영상제에 한국와이퍼를 주제로 영상을 출품했고, 대상을 수상해 그 상금을 한국와이퍼 노동조합에 투쟁기금으로 전달한 것이다.

 

‘마니또’ 소속 청년은 “영상을 통해서라도 한국와이퍼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상금을 타면 많이 힘드신 상황에 우리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시기도 했던 한국와이퍼 분들께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와이퍼 최윤미 분회장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지금도 어려운 과정을 넘어가고 있다. 덴소자본이 또 다시 기만적 방식으로 제3차 조기퇴직을 통해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유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최 분회장은 “하지만 우리 조합원들은 굴하지 않고 거리에서 곳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싸우고 있다. 우리들끼리만 왔다면 결코 오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몰아가는, 한국의 노동을 유린하는 투쟁에 꼭 승리로 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안산촛불 민주광장’ 참가자들은 1년을 돌아보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을 통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세월호 예산, 시민사회 왜곡 폄훼 즉각 중단 △친재벌‧반노동 일관 윤석열 정부 규탄 △친일친미맹종, 반민족 정부, 윤석열 정부 규탄 등의 구호를 외치며 “2023년 역사를 써내려가는 민중의 촛불을 함께 들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2022 안산촛불민주광장 결의문

 

윤석열 정부는 신림동 반지하방에서 물에 잠겨 돌아가신 분들과 10.29 이태원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국민으로 섬겼는가. 그렇다면 최소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국민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의 언행들을 보며 국민을 위한 정부는 없었다고 느꼈다. 불과 일년도 되지 않은 사이 일어난 수많은 인재와 재난 속에 정부는 단 한번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게 나라냐.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라!

 

2014년 세월호가 침몰할 때, 국가가 구해주지 않아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전히 명확히 밝히지 못한 원인 속에 그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은 진실을 밝히려는 시민사회와 희생자들을 폄훼하며 여론을 호도하기에 바쁘다. 저들의 의도는 국민의 눈과 귀를 진실에서 멀게 하고, 어려운 민생고 속에 그 책임을 시민사회로 전가하여, 마녀사냥하듯 시민사회를 죽이려 한다. 오늘 목전에서 탄압받는 자들과 함께 서지 않으면 그 다음은 우리 차례다.

세월호 예산, 시민사회 왜곡 폄훼 즉각 중단하라!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이 일관된 것이 한가지 있다. 반 노동조합 반 민주노총. 국가경제 악화의 모든 근원을 노동조합으로 돌려 파업을 재난이라고, 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때려잡겠다는 태도 하나는 변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민 테두리에 노동자는 없다. 오로지 재벌과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만 국민이다. 전직 대통령으로 누구보다 큰 부정부패를 저지른 이명박, 박근혜는 사면하고, 자신과 뜻이 안맞는다고 정적들은 잡아가두는 법치가 대통령의 법치다. 그렇다면 우리도 외친다. 당신들은 우리의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고.

오로지 친재벌 반노동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대통령의 역사에는 일제강점으로 고통받던 35년여의 시간과 그로 인해 죽어간 삼천리 강토의 2천만 선조들은 보이지 않는다. 일제에 기생하여 역사와 민족을 기만한 친일반민족 무리들, 그들을 이용해 한반도를 강제 분단한 미국의 잔인한 범죄와 내정간섭의 역사는 남의 역사인가. 분단의 고통속에 고향을 밟지 못한 수백만 동포들과 하루하루 고조되는 전쟁 위협속에 고통받는 국민은 자신이 지켜야 할 국민이 아닌 것인가. 일본이 재무장을 해도, 미국이 한반도를 전쟁불구덩이로 몰아도 다 좋다고 하는 정부는 친일반민족 정부이다.

친일친미맹종, 반민족 정부,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재난을 재난으로, 참사를 참사로 보지 못하는 불의한 정부에 더 크게 요구하자. 촛불을 든 시민들이 나서 10.29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158명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그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자. 진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뒤로 숨고, 눈앞에 보이는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조사가 되지 않도록 시민들이 더 요구하자. 세월호를 비롯한 재난과 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한 세상을 위해 촛불을 밝히자.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는 촛불을 들자!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이동하지 못해 시설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 차별적 시선과 대우에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사람 사람이 동등하지 못한 세상. 동일한 노동을 해도 동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자본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세상. 이대로 살 수 없다.

동등한 노동에 동등한 대가를 받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사회가 보장하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촛불을 들자.

불평등을 넘어 평등한 세상을 위한 촛불을 들자!

 

1950년 전쟁의 아픔도 치유되지 못했다. 분단과 휴전의 한반도를 바꿔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키며 무기를 팔아 생존하는 미국식 경제와 결별해야 한다. 일제 강점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일본의 군국주의 무장화를 반대해야 한다. 남북의 합의를 누가 먼저 어겼는지 분명히 봐야 한다. 한미일 공조 중단하고 남북공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남북 정상이 그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을 걸어야 한다. 전쟁은 공멸이다.

분단을 넘어 자주통일의 촛불을 들자!

 

불의하고 반민중적인 정권은 언제나 무너졌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민중들이 세워온 역사이다. 3.1항쟁, 4.19항쟁, 5.18항쟁, 6월항쟁, 촛불항쟁, 깨어있는 민중들은 불의한 권력을 참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두 번의 선거를 겪으며 우리는 다시금 깨닫는다. 민중권력이 바로서지 않으면 결국 불의한 세력에 권력을 넘겨준다는 것을. 24년 총선에 더 이상 거대보수양당에 우리의 권력을 위임하지 말자.

반민중권력을 넘어 민중자주권력을 만드는 촛불을 들자!

 

역사의 물결은 끊기지 않고 흘러간다. 2023년 역사를 써내려가는 민중의 촛불을 함께 들자!

 

2022년 12월 28일 안산촛불민주광장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