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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할 때"

6.15안산본부 사무국장 김현주

뉴스99 뉴스99 기자 |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지난 2월 24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하였다. 어떠한 이름과 명분을 부여한다고 해도, 전쟁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연일 쏟아지는 독재자 푸틴의 미친 행동이라는 식의 단순하고 감정적인 기사들에 가려진 이번 전쟁의 본질에 대해서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이번 전쟁의 숨겨진 주역은 미국과 나토(NATO / 북대서양 조약기구)이다. 나토는 북대서양을 사이에 둔 나라들의 동맹인데, 현재 30개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휘하에 487만 명의 군대가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장 오래된 다국적군이다. 1949년 냉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주도하에 반소련 봉쇄전략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냉전이 끝난 후 해체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 국가들을 부추겨서 항구에 나토의 함정들을 주둔시키고, 다국적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2021년 6월, 미국을 비롯한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연례적인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시 브리즈 2021‘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흑해에서 진행되었고, 훈련 과정에서 영국과 러시아 측의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었으며, 이는 국제분쟁으로 비화되고, 전쟁의 기운이 높아졌다.

 

2021년 12월,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 중단 및 우크라이나 가입 배제, 비나토국에 군사기지 설치 중단,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군사훈련 중단, 핫라인 설치 등 안전보장에 관한 제안서 초안을 미국과 나토에 보냈지만 이는 묵살되었다. 겉으로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미국과 나토의 개입이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 대결의 각축장에서 벌어진 비극인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름과 명분을 부여한다고 해도, 전쟁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당장 중단하라!

 

전쟁의 기운은 한반도에도 드리워져 있다.

 

한미당국은 4월 12일부터 15일까지 한반도에 전쟁 상황을 가정한 사전연습을 실시하고, 18일부터 28일까지는 본 훈련에 해당하는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하기로 잠정 결정하였다. (물론 이 시기만이 아니라 1년간 146차례(2021년 기준)에 걸쳐 진행할 만큼 전쟁을 가정한 연습은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전쟁연습은 헌법의 ‘평화적 통일정책’과 국군의 임무를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며 방어적인 무력행사로 한정하고 있는 내용을 위반하는 것이다. 또한, 선제적인 무력행사와 무력 사용 위협을 금지한 유엔헌장을 어기는 것이며 외부로부터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에만 발동하도록 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배된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수뇌부를 대상으로 한 참수작전, 북한군 격멸과 북한의 붕괴와 점령 통치를 목적으로 하는 한미연합전쟁연습은 불필요한 과잉 살상을 금지한 전시국제법 위반에도 해당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며 법적, 국제사회의 평화적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 이런 전쟁연습을 당장, 그리고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금액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무기 구입 강요, 사드 배치, 한미연합군사연습까지 자국에 이익을 앞세워 한반도에 전쟁위기를 불러오는 일체의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할 때.

 

작금의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미중의 패권 다툼에 끼어있는 우리의 현실과 많은 부분 겹쳐보인다. 전쟁은 구시대의 것이나 이전 세대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사회의 안녕과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실제적 위험이다. 우크라이나에 무력 침공이 시작되고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포화가 계속 되고 있으며, 나토를 앞세운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다툼 속에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일상을 살아가던 시민들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신냉전 구도의 한복판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전쟁은 우리 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

 

특히나 우리는 전쟁을 경험한 나라이고 지난 한국전쟁의 아픔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연습은 더욱더 막아야한다. 전쟁연습은 실제 전쟁으로 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도발로 한반도에서 전쟁연습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전진하는 기쁨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전쟁의 시대가 아니라, 평화의 시대, 통일을 통한 번영의 시대를 꿈꾸었던 시기이다. 2018년 정상회담의 당사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새로 취임하게 될 윤석열 당선인은 모두가 염원하는 평화의 시대를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평화와 안녕은 우리 모두의 지향이자 바람이다. 전쟁을 연습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자!

 

- 6.15안산본부 사무국장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