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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선언 이후 4주년, 평화와 통일의 길 우리가 열어내자."

평등평화세상 온다 김송미 대표

뉴스99 기자 |

평등평화세상 온다 김송미 대표

- 4.27판문점선언 4주년 민족자주평화대회 발언 발췌

 

4.27판문점선언 4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2018년 4월 27일, 그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위 사진은 2018년 4월27일 거리에서 남북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그날 우리는 시민들에게 남북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텔레비전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청소하시던 청소부님부터 학교 끝나고 가던 학생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가던길을 멈추어서 남북정상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한 청소년이 ‘와~나 김정은 위원장 목소리 처음들어봐. 대박’이라고 라고 말하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진짜 그날은 평양이 멀다고 하면 안되는,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게 마구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우리도 남북정상을 따라 냉면을 시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나와 같은 세대에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굉장히 먼 역사처럼 느껴졌다. 그 시절 청소년기를 보냈기도 해서 별로 기억이 없기도 하고, 이명박근혜 시대를 겪어오면서 남북이 만난다는건 과거의 일이라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금강산 다녀오고 개성 다녀왔다는 선배님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세대는 겪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만큼은 모든 것이 가능할 것 만 같았다. 

 


판문점선언 이후로 두 번의 정상회담이 더 이루어지고, 북미정상이 만나는 과정을 보았다. 남북의 가수가 만나 공연하고 9.19군사합의서로 적대행위가 중단되고, 남북군인이 악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기존에 하지 못한 다양한 상상과 만남을 꿈꿀 수 있었다. 

 

통일은 나와는 거리가 먼, 내 삶과는 관계 없는거라고 생각해오던 안산의 청년들도, 이런 만남의 과정을 보면서 어쩌면 내 삶이 나아질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고평화롭게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고 통일에 대해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는 날들이 만들어졌다. 

 

‘통일된 한반도에서 군대는 어떻게 되는지?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지? 국방비가 줄어들면 어느 부분의 복지를 늘릴 지?’ 우리의 상상이 현실이 될 것 처럼,  금기였던 북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청년들에게도 나오게 되었다. 평화통일과 거리가 먼 안산인것 같았는데 안산에서부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 하는게 자연스럽게 되었다. 

 

‘만남이 통일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실감나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내 우리가 만나고 상상하는 모든 과정들이 결국 미국의 패권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걸 알게 된 분노의 날들이기도 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이 마구 흔들 수 있는 나라를 만들었다. 남북협력의 모든 것을 미국의 승인에 의존했고, 남북이 약속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철도 연결, 방역 및 보건 의료협력, 이산가족 화상상봉 마져도 한미워킹 그룹이 만들어지고 아무것도 이행되지 않았다.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던 약속도 깨고 전쟁연습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속해서 해왔다. 

 

‘남북관계 개선은 미국과 합의하라’는 미국의 내정간섭에도 침묵하고, 방위비분담금 압박도, 무기구입 강요도, 사드 배치도, 결국 다 미국 뜻대로 해왔다. 그 결과 평화의 날들은 사라지고 다시 남북관계는 멀어졌다. 우리의 삶과 통일의 거리도 한없이 멀어지게 되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판문점선언 1항의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껴지는 날들이었다. 결국 판문점선언 이후 우리는 ‘자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자주없이 통일이 없다’는 걸 제대로 알게되었다. 

 

미국의 내정간섭이 심해지고, 자주 없이 흔들리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결국 자주도 평화도 통일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우리가 나설때 만들어진다는걸 몸소 체험한 것 같다. 그래서 4년이 무척 아쉽기도 하지만 그 4년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것 같다. 

 

판문점 선언 4주년, 한반도 평화의 봄이 올것 같았던 판문점선언은 사라지고 윤석열 정부가 다가온다. 후보시절부터 선제타격이니 사드추가배치니 쿼드 가입이니 한미동맹강화니 한반도 평화와 역행하는 모든 행보를 보였고, 과거에 평화를 위협 했던 인물들이 좀비처럼 살아나서 장관으로, 한미대표로, 한일대표로 돌아다니고 있다. 갑갑하고 답답하다. 

 

지금의 현실을 만들어낸 원인은 무엇일까. 대선 이후 두렵기도 하고 많이 괴로웠다. 

지난 달 평택 미군기지 앞에 다녀왔는데 어떤 분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날줄 생각이나 했겠냐고’ 하는데 그게 너무 현실로 와 닿았다.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같은 답이다.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가 사는 곳에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보자였다. 

 


지난 주말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촉구’를 알리기 위해 공원으로 나갔다. 한 10살 정도 되보이는 어린 친구가 우리 피켓을 보고 ‘전쟁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거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너무 무서웠다. 

 

우리의 미래세대들이 전쟁보다 평화를 경험하고, 통일을 상상하게 하고,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의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날이 되어야 한다. 전쟁연습이 아닌 평화연습을 할 수 있는 날들이 될 수 있게 힘 모아 나아가야한다. 

 

결국 평화통일을 바라는 이들을 지역에서부터 더 많이 만나고 모아내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잘 싸워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