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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부쳐"

김현주 6.15안산본부 사무국장

뉴스99 |

 

6월 말 안산 지역에 평화의소녀상, 선감학원, 4.16기억교실, 고려인 동포마을 등 역사와 인권에 대한 해설을 해주시는 역사인권기행 해설사 선생님들과 서울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서 ‘놈놈놈’이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수요 집회를 가로막기 위해 수요시비를 거는 놈'들의 영상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자리가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에 의해 혐오와 거짓의 언어로 가득 차 있는 광경이라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곤 믿기 어려웠습니다.

 

1991년, 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증언하셨고, 그 용기에 힘입어 다른 피해자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습니다. 1992년 1월부터는 매주 수요일, 그 자리에서 수요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위해, 그리고 전쟁범죄가 사라지고 평화가 꽃피워지는 사회를 위해 애쓴 그 자리에 혐오 세력,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들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거짓을 진실인양 호도하고,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광복 77주년을 맞이하였지만, 아직도 수요시비를 거는 자들이 있기에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잔재와 싸우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위안부’ 문제, 강제 동원 노동자 문제 등 과거에 범죄 사실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함에도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분노하고, 외치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정부가 오히려 온 국민들이 반대했던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합의, <2015한일 ‘위안부’ 합의>를 공식합의로 인정하겠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안보를 앞세워서 일본과 다방면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를 정상화하자고 일본에 먼저 요청하였고, 일본이 이를 환영한다고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중단되었던 국방 관련 한일 정례 회의체 운영도 재개한다고 합니다.

 

한반도는 현재 정전 상태입니다. 말 그대로 전쟁을 잠시 멈춘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평화적인 정책과 외교를 통해 정전상태를 종식하고 평화체계로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안보를 명분삼아 군사적 긴장을 강화하는 각종 훈련을 전개하고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한일 간 군사 협력 강화를 추진하면서 대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합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굴욕적 해결을 중단하고, 한일 간 또는 한미일 간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길 촉구합니다. 안보를 앞세워서 한일,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을 계속적으로 시도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입니다.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계승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안산에서도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잊지 않고,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였습니다. 2016년 상록수역에 첫 번째, 2020년 안산시청에 두 번째 소녀상이 건립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안산시청에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검토한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임 시장이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소녀상 이전을 검토한다는 기사였습니다. 2020년 당시 평화의 소녀상은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건립된 것입니다.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도 2016년 당시 수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모금으로 건립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놓고, 겨울에는 목도리를 둘러주고, 꽃다발을 놓아주는 등 수많은 시민들이 소녀상 앞을 지나며 보살핌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시민들이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잊지 않고 인권과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의 표현입니다. 안산시는 이런 시민들의 바람을 잊지 말고, 평화의 소녀상으로부터 우리가 배울 점, 기억할 것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모색해보길 바랍니다.

 

광복 77주년, 10번째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는 전쟁의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피해자들에게 인권을! 한반도에 평화를!